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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50년 넘게 중혼을 유지한 사실혼 배우자도 진폐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는 유족인 ‘배우자’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법률혼 배우자는 사실상 이혼 상태에 있어 중혼 관계에 있더라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에서 정한 유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산재보험법은 ‘사실상 혼인 관계에 있는 사람’을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는 배우자로 정하고 있다.
법률혼 배우자 ‘연락 두절’, 연금 청구
서울고법 행정10부(재판장 성수제 부장판사)는 광부 A씨(사망 당시 85세)의 사실혼 배우자 B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진폐유족연금 부지급결정처분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B씨의 청구를 인용했다고 10일 밝혔다.
1963년부터 약 26년간 광부로 일한 A씨는 2017년 1월 진폐증 진단을 받고 2년 뒤 폐암으로 숨졌다.
그때부터 유족연금 수급을 둘러싼 갈등이 생겼다. A씨는 전처가 사망하자 C씨와 재혼해 혼인신고를 하고 자녀 4명을 낳았다.
그런데 1971년부터 남편과 사별한 B씨와 동거를 시작했다. 이들은 강원도에서 자녀 3명을 낳고 A씨 자녀를 포함해 7명의 자녀와 함께 생활했다.
가족과 이웃들은 사실혼 관계에 있다고 진술했다.
C씨는 1971년 집을 나간 뒤 가족들과 연락을 끊고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B씨는 사실혼 관계라며 진폐유족연금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공단은 “법률혼 배우자가 있어 사실혼 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며 연금 수급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B씨는 이에 불복해 2020년 9월 소송을 제기했다. B씨는 “C씨가 1971년 C씨와 별거하고 다른 남성과 동거하며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항소심 “사실상 이혼 상태” 1심 뒤집고 인용
1심은 상호 합의로 사실상 이혼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B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사실상 혼인 관계에 있었더라도 중혼적 사실혼 관계로서 산재보험법의 ‘사실상 혼인 관계’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유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그 근거로 2007년 대법원 판결을 들었다. 당시 대법원은 “산재보험법이 사실혼 관계도 배우자에 포함한 취지는 법률혼 관계와 경합하고 있는 사실상의 동거 관계를 보호하려는 것은 아니다”고 판결했다. 이를 전제로 재판부는 “C씨의 별거 사실을 인정할 객관적 증거가 없다”며 “A씨와 C씨가 서로 이혼소송을 제기한 적이 없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1심을 뒤집었다.
A씨와 C씨가 이혼 절차만 거치지 않았을 뿐 묵시적인 이혼 의사가 있었다고 봤다.
이에 따라 B씨가 산재보험법이 정한 사실혼 배우자로서 유족연금 수급자격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중혼 관계에 있더라도 법률혼 혼인이 사실상 이혼 상태에 있다면 법률혼에 준해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
재판부는 “C씨는 가출 이후 A씨가 사망할 때까지 약 45년 동안 단 한 번도 연락한 적이 없다”며 “A씨가 법률상 혼인 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은 생계를 유지하느라 바쁜 데다가 법적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법률혼 관계를 유지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데, 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다”며 1심 판결을 취소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8840)
사실혼 배우자 대리인 : 법무법인 이현 유영규 변호사
상담 문의 전화 : 1544-9981